지구착륙 첫날부터 50일 #01 솜140925





7개월이 지나 몰아서 쓰는
쌩뚱맞은 성장일기

140925 아침 10시
태명 순신이
(Sunshine)
지구에 착륙하셨음.

임당에 당첨되서
그렇게 조심하고
완전 절밥 차려서 관리했었는데도
38주에 초음파 상으로 3.6키로가 넘어가고
3.9키로에 육박했는데도
전혀 가진통이나 이런거 없이 나올 기미가 없던 순신.
유도분만을 권장하셔서 마지막 검진이 끝나자마자
입원해서 꼬박 하루를 진통해서 만났다.

짐승소리 대여섯번 내고
간호사 언니들이 내 배를
푸쉬푸쉬 베이베~ 오 푸쉬 베이베~~~~
했더니만
정말 150만년 묵은듯한
변비가 해소되는 시원함과 함께 나왔다.
자연분만은 뭔지 모를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클 거라는 염려와는 다르게
3.54키로로 적당히 통통하게 나와주심
앤간히 무게가 있어서 그런지
쭈글쭈글하진 않았다.
머리숱이 워낙에 많아서
신생아실에서는 핫이슈 베이비였다.


조리원으로 옮겨와서
초유만 겨우겨우 먹이고 나니
젖이 말라버림 -_-
삼시세끼 조개,쇠고기,새우,도다리가 돌아가면서 들어간
미역국을 한사발 들이키면서
모유에 좋다는거 잘 나온다는거 그렇게 먹었는데도...
3시간마다 유축을 해봐도
20미리 나올까 싶었다. 2주동안을...
그냥 내가 너무 괴로워서 놔버림.
지금 돌아보면
초유는 꼭 먹이는게 좋겠지만
그렇게 스트레스 받으면서까지 쥐어짜내서 먹이는건
산모에게도 아기에게도 그닥 좋은것 같진 않다.


조리원에 있을땐 또 황달수치가 높아서
하룻동안 병원에 입원해 형광등을 쪼여줌.
진짜 별거 아닌데...
뭐가 그리 미안하고 안쓰럽고 그런지
울어버림.
친했던 조리원동기가 같이 울어줌 ㅋㅋㅋ


입벌리고 자는건
나랑 똑같으심


또한 인상을 그렇게 많이 쓰셨다.
맘마를 먹을때에도
잘때에도
인상파


몸이 어떻게 생겼는지 너무 궁금해서
속싸개를 풀어보았는데
꺄악 너무 쪼그맣고 가늘고...
뭔지 모르게 길다 -_-
태어났을 때의 키를 아기수첩에 적어준 걸 보니
음... 생각보다 좀 크군
처음 딱 낳고나서 안겨줄때 안아봤는데
의외로 아이가 긴~거다.
나중에 보니 상당히 큰편에 속했음


점점 뽀얘지고
눈썹도 생기고
조리원있을때는
아기가 방에 오면
그냥 움... 아기로구나
실감이 잘 안났던거 같다.

정말 멘붕인 것은 집에 왔을때임
나는 웬만한 것은 혼자 해결한 스타일임
시댁은 멀고먼 경상남도에 있고
친정은 아직도 일을 하셔서 바쁘시고
남편은 사업이 성수기인 때라
거의 주말부부에 가까운 생활을 했다.
조리원 퇴원하고 1주일 정도 어머님이 도와주시고
그 다음부터는 나 혼자 아기를 봐야했다.
진짜 하루하루가 어떻게 흐른건지...
울기도 많이 울고
혼자 화를 삭히기도 많이 하고


처음 엄마아빠가
우리집에 오셔서 솜 만져보심
조리원 입원했을때 자주 오셨는데
왜 멀쩡한 가족을 이산가족으로 만들어두냐고
유리막너머의 솜을 만질 수 없다는 것을 매우 안타까워 하심.


배냇짓을 이렇게 썩소로...
신랑(별명: 쩡)이 어렸을때 이랬댄다.













덧글

  • 2015/05/11 15:1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5/12 13:3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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